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왜 항상 부자가 되지는 못할까요? 저도 한동안 이 질문을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그런데 롭 무어의 책 '레버리지'를 접하고 나서, 제가 시간을 얼마나 잘못 쓰고 있었는지 처음으로 직면하게 됐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한 상한선이 있다는 것, 그 상한선을 깨는 열쇠가 바로 레버리지라는 개념이었습니다.
기회비용을 모르면 열심히 할수록 손해입니다
잔디를 직접 깎는 백만장자를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언뜻 보면 부지런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건 시간을 가장 비효율적으로 쓰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란 내가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잔디를 깎는 두 시간 동안 포기한 소득이나 성장의 기회가 바로 기회비용입니다.
저도 이 함정에 꽤 오래 빠져 있었습니다. 블로그 디자인을 직접 수정하고, 행정 업무를 손수 챙기면서 "내가 직접 하면 돈이 절약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제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 즉 실질적인 결과를 만드는 일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계산해보니 손해였습니다.
롭 무어는 이걸 소득 창출 가치(Income Generating Value)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소득 창출 가치란 내가 한 시간을 투자했을 때 실제로 얼마의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 수치보다 낮은 단가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전부 위임 또는 아웃소싱 대상이 됩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아웃소싱이 낯설다면 당근 알바부터 써보십시오
아웃소싱(Outsourcing)이란 특정 업무를 외부 인력이나 시스템에 위탁하여 처리하게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대기업만의 전략이 아닙니다. 저처럼 혼자 일하는 사람도 당장 오늘부터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에는 아웃소싱에 상당한 저항감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고용해본 경험이 없으니 어떻게 일을 맡겨야 하는지도 몰랐고, 투자 대비 결과값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선뜻 돈을 쓰기가 꺼려졌습니다. 컨설팅은 돈을 내면 지식이 내 것이 된다는 느낌이 있어서 받아볼 수 있었는데, 아웃소싱은 그 감각이 다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딱 한 번만 해보면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당근마켓 알바를 써보거나, 원격 비서 서비스를 한 달만 써봐도 충분합니다. 처음 한 번의 경험이 두 번째를 훨씬 쉽게 만들어 줍니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겨본 사람'과 '아직 못 해본 사람'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런 버핏은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레버리지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식에 투자하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빌 게이츠가 워런 버핏을, 마크 저커버그가 스티브 잡스를 멘토로 삼은 것처럼, 혼자 독학하는 것보다 이미 성과를 낸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 소득 창출 가치보다 낮은 단가로 처리 가능한 일은 위임 대상이다
- 컨설팅이 어색하지 않다면 아웃소싱도 한 번만 경험해보면 된다
- 당근 알바, 원격 비서 등 소규모 위탁부터 시작해 감각을 키운다
- 멘토나 코치에 대한 투자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압축해주는 레버리지다
파레토 법칙을 모르면 80%의 시간이 허공으로 사라집니다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은 20%의 원인이 80%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법칙입니다. 여기서 파레토 법칙이란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한 원리로, 고객의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만들고, 내 노력의 20%가 성과의 80%를 책임진다는 구조를 설명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걸 하루 단위로 적용해보면 꽤 불편한 사실과 마주치게 됩니다. 하루에 처리하는 일의 목록을 쭉 나열해보면, 실제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드는 일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80%는 급해 보이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롭 무어는 여기에 복리의 법칙(Compounding Effect)을 연결합니다. 복리의 법칙이란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할수록 성과가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식에서 원금에 이자가 붙고, 그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와 동일한 원리입니다. 즉, 20%의 핵심 업무에 집중하는 행동이 쌓이면 쌓일수록 결과는 가속됩니다.
이 개념은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태도와 정반대에 있습니다. 많은 분이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간에 방향을 바꾸거나 포기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와 반대 방향의 문제로 보기도 합니다. 목표의 80%에 도달했을 때 포기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패 패턴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3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성 향상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업무 집중도와 위임 구조의 최적화'가 꼽혔습니다(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 또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고성과 리더일수록 자신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위임하는 비율이 높다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사교 모임에 나가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인맥을 쌓으러 가는 게 아닙니다. 저는 모임에서 상대방에게 제가 먼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뭔가를 뽑아내려는 태도로 접근하면 오래가는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로에 대한 인정이 쌓인 다음에야 비로소 진짜 도움이 오고 가는 구조가 됩니다.
레버리지는 결국 방향의 문제입니다.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곳에 힘을 싣는 것입니다. 제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높은 가치가 있는 곳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시스템과 사람에게 맡기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딱 하나만 먼저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하루 내가 한 일 목록을 적어보고, 그 중 진짜 20%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독서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또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